《 모든 게 너무 경솔하고 엉망이었다. 톰과 데이지, 그들은 정말 무심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물건이든 사람이든 마구 망가뜨려 놓고는, 자신들의 돈이나 엄청난 무관심 뒤로 숨어버리면 그만이었다. ―‘위대한 개츠비’(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찰스 스크라이브너스 선스·2003년) 》
미국 뉴욕 인근을 무대로 한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톰과 데이지로 대변되는 속물적 소비문화와 가난한 시골소년 출신 개츠비의 ‘위대한’ 이상을 대비시킨 구도로 진행된다.
소설의 배경인 1920년대 미국은 물질만능의 소비문화로 흥청망청하던 ‘재즈의 시대’였다. 개츠비는 자신이 전쟁에 나간 사이 부잣집 아들과 결혼해버린 첫사랑 데이지를 되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번다. 큰 부를 거머쥔 개츠비는 데이지의 집이 보이는 곳에 호화로운 저택을 얻는다.
정부는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사람들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거친 이후 한국이 완전히 달라졌듯 세월호 이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100일이 넘게 지났다. 우리는 공감과 관심을 외면하고 엄청난 무심함 뒤로 숨고 있지 않나 싶어 두렵다.
박유안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