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사정 넉넉지 않은 젊은층 수입 중고차시장에 대거 몰려
○ 수입 중고차 연간 7만 대 판매 시대
30대 전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입 중고차 시장이 커지고 있다. 2010년을 전후해 판매가 늘었던 수입차 리스차량이 올 들어 중고차 시장에 나오고 있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상당수 리스차량 운전자들은 매달 일정액을 내고 차를 타다 3년 만기가 되면 차를 여신금융회사에 반납한다. 여신금융회사들이 회수한 차량을 중고차 매매상에 넘겨 최근 매물이 대거 나왔다. 공급이 늘면서 수입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차를 타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젊은층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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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수입차에 익숙해진 젊은층들은 이미 첫 차에 대한 눈높이가 현대차 ‘아반떼’에서 폴크스바겐 ‘골프’로 높아져 있다”며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은 나름의 합리적인 소비”라고 분석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판매량은 99만4918대로 신차 판매량 154만3564대의 64.5% 수준이다. 미국에선 2012년 중고차가 4050만 대 팔렸다. 신차(1450만 대)의 3배 수준이다.
○ 수입차 업체들 인증사업 뛰어들어
한번 수입차를 탄 운전자들은 웬만해선 국산차로 돌아가지 않는다. 결국 수입차 신차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수입차 업체들이 잇달아 중고차 인증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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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가 중고차를 직접 관리하면 중고차 가격이 덜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운전자들은 차량을 사면서 되팔 때 가격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결국 중고차 가격을 관리하면 신차 판매도 늘어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 ‘레몬 마켓’ 투명화 vs 골목상권 침해
중고차 시장은 통상 ‘레몬 마켓’이라 불린다. 중고차는 속이 신 레몬처럼 겉으로 봐서는 잘 알 수 없다는 뜻이다. 판매자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반면 사는 사람들은 정보가 적다. 수입차 브랜드들과 대기업들이 인증사업에 뛰어들면서 중고차의 사고 이력 및 부품 상태, 가격 등이 투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입차 브랜드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일각에서는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해 3월 중고차판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인 SK엔카는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할 수 없게 됐지만 수입차 업체들은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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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빈 인턴기자 고려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