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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경제]주요 공공기관 “여름휴가 꿈도 못꿔요”

입력 | 2014-07-15 03:00:00

사상 첫 8월말 국감 ‘발등의 불’… 정부부처보다 먼저 받게돼 초긴장
官피아 비판여론 거센 점도 부담




이상훈·경제부

한 전력(電力) 관련 공기업에서 국회 담당업무를 맡은 기획팀장 A 씨는 일찌감치 여름휴가를 반납했습니다. 8월 하순으로 잡힌 국회 국정감사를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올해는 전력대란 같은 큰 사고가 없어 한숨 돌릴 만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공공기관 부채, 방만 경영 등으로 질책당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피곤한 느낌”이라고 답했습니다.

주요 공공기관은 이렇게 올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일찌감치 국감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이른 8월 말에 국감 일정이 잡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겁니다.

예년이라면 국감은 10월 초에나 본격적으로 진행됐을 겁니다. 정부 산하기관인 공공기관들은 정부부처 국감이 마무리된 10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국감을 받곤 했습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들은 통상 무더위가 한풀 꺾인 9월부터 ‘국감 모드’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릅니다. 여야가 국감을 8월, 10월 두 차례로 나눠 실시하기로 합의하면서 주요 공공기관이 사상 첫 ‘8월 국감’의 대상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은 공공기관 감사가 마무리되는 10월 1일에나 실시될 예정입니다.

국감 일정을 가장 먼저 확정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국감 첫날인 8월 26일에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들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입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수력원자력, KOTRA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도 8월 말∼9월 초에 줄줄이 예정돼 있습니다.

일정을 앞당긴다는 건 피감기관에 민감한 일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공공기관에 재취업한 공무원 출신, 즉 ‘관(官)피아(관료+마피아)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먼저 맞는 매’가 달가울 리 없습니다. 사상 첫 8월 국감인 데다 예년처럼 ‘먼저 매 맞아줄’ 정부부처도 없는 상황이어서 부담이 상당합니다.

이상훈·경제부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