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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IB구상과 한국]美-中틈바구니 속 한국의 선택은

입력 | 2014-07-14 03:00:00

“이익 크다면 美반발해도 가입”… 정부 일각서 실리론 고개들어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는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 외교가 실리를 찾을 수 있을지 가늠할 결정적 시험대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협력이 절실한 한국으로선 중국의 AIIB 참여 요구를 당장 외면하기 어려운 처지다. 그렇다고 중국의 AIIB를 미국 주도 금융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며 못마땅해하는 미국의 눈치를 외면할 수도 없다.

미국은 이미 공개적으로 “한국은 AIIB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AIIB 구상에 대해 “시의적절한 시도”라며 원칙적으로만 긍정적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줄타기 외교의 필요성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13일 정부 내부에서 ‘한국이 AIIB 참여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크다면 미국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AIIB에 가입할 수 있다’는 기류가 포착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AIIB 가입 문제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경제적 이득”이라며 “한국이 AIIB에 참여해 돈을 낸 데 상응해 그만큼 경제적 이익이 높다면 미국의 반발이라는 외교적 문제보다 AIIB 가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택의 명확한 기준점은 AIIB 참여로 얻을 경제적 국익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경제적 이득이 아무리 커도 AIIB 가입이 미중, 한미 관계에 미칠 파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복합적인 요소에 대해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며 “AIIB의 지배구조와 운영 방식, 가입국의 지분 등을 모두 따져 정부의 공식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중의 이해를 다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현실론 속에서 실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한국의 현실적 외교 역량을 고려해 AIIB의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면서 가입하되, AIIB가 (미국 등에) 배타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견 국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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