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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이란 경계령

입력 | 2014-07-03 03:00:00

한국 탈락한 월드리그 결선 진출, 인천亞경기 우승 목표 차질 우려




한국 남자 배구는 9월에 개막하는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8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란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이란은 강했다. 지난달 28, 29일 안방인 테헤란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2014 월드리그 대륙간 라운드 폴란드와의 2연전에서 모두 이겼다. 6승 4패(승점 19)를 기록한 이란은 A조 1위로 올라서며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리그 결선 진출을 확정했다. A조는 FIVB 랭킹 1위 브라질, 3위 이탈리아, 5위 폴란드, 12위 이란으로 구성됐다. A조 최하위가 예상됐던 이란은 이탈리아에 2연패를 당하며 월드리그를 시작했지만 브라질과의 방문 2연전에서 1승 1패를 거둔 데 이어 안방에서 이탈리아에 2연승을 거두며 이변을 예고했다. 월드리그 결선은 선택받은 6개 국가만 나갈 수 있다. 상위 랭킹 국가로 짜여진 1그룹(A, B조)에서 상위 2개국씩 4개국은 결선에 직행한다. 나머지 두 장의 티켓은 2그룹(C∼E 3개조) 1위끼리의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국가와 개최국에 돌아간다. 랭킹 21위인 한국은 2승 8패(승점 11)로 E조(한국, 네덜란드, 포르투갈, 체코) 최하위에 처져 있다. 결선 진출은 이미 좌절된 상황이다.

중국이 참가하지 않았던 1966년 방콕 아시아경기에서 3위를 차지하며 처음 메달을 따냈던 이란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격파하고 결승에 올라 한국 중국 일본이 지배해 온 아시아 배구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당시 배구의 변방이었던 이란의 사령탑을 맡아 돌풍을 일으켰던 주인공이 바로 지금 한국 대표팀의 박기원 감독(63)이다.

한국 배구는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녀 동반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 스타’ 김연경(터키 페네르바흐체)이 버티고 있는 여자 배구에 비해 남자 배구는 갈 길이 멀다. 월드리그 결선 진출국 이란이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직후 열리는 인천 아시아경기에 대표팀 1진을 보낸다면 우승으로 가는 길은 더 험난해진다. 박 감독은 “이란은 신체 조건부터 우리보다 월등하다. 그러나 ‘한국형 스피드 배구’가 제대로 발휘된다면 해볼 만한 상대”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