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세탁소 생활… 여행 한번 못하고 위암으로 떠나”
미국에 사는 화교 지나 양 씨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실물 크기의 부친 사진을 들고 세계를 돌며 여행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명물 에펠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 출처 광저우일보
양 씨의 부친은 17세 때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프로 골퍼가 돼 전 세계를 돌며 경기를 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2년 전 위암으로 숨질 때까지 그는 세탁소에서 매일 12시간씩 일해야 했다. 당장 식구들을 먹여 살리는 게 급했다. 양 씨는 “나는 좋은 직장과 고급 아파트, 사랑하는 남자,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구두를 갖고 있지만 아빠는 가족을 위해 일생을 바쳤을 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해외여행 한 번 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부친이 사망한 뒤 양 씨는 일에 집중하며 슬픔을 잊으려 했다.
광고 로드중
그러던 어느 날 양 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주변을 정리한 뒤 부친의 젊은 시절 모습을 실물 크기로 확대한 사진을 들고 아이슬란드로 날아갔다. 아버지와 함께 세계 여행을 하면서 늦게나마 부친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다. 그는 파리 로마 런던 등을 돌며 가는 곳마다 ‘사진 아빠’와 다정하게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양 씨는 “다른 사람들이 아빠와 함께하는 내 여행기를 보며 인생의 꿈에 도전하는 데 용기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