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한식뷔페 ‘자연별곡’ 세련된 분위기에 풍성한 메뉴로 젊은층 입맛 사로잡아
이랜드 그룹이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미금역 앞에 문을 연 한식뷔페 레스토랑 ‘자연별곡’ 매장.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살아 있는 동안 매일 듣고 묻는 질문 중 하나다. 흔한 질문이지만 ‘잘’ 먹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치열한 물음이 되기도 한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한때는 서양 음식이 최고로 여겨질 때가 있었다. 경양식집이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두툼한 고기를 칼로 써는 것이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때만 해도 한식은 ‘집에서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양식이 일상화된 요즘, 한식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메뉴는 풍성해지고 분위기는 레스토랑 못지않게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재정비하고 나니 “한식당도 가 볼 만한 곳이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는 한식 업계에 최근 이슈로 떠오른 용어는 한식뷔페다. 떡갈비나 전, 나물 무침 등 푸짐한 한 상에 올라갈 법한 메뉴들을 뷔페 형식으로 모아놓았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봤던 한식뷔페가 고급스러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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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11시 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미금역 앞. 한 상가 건물 2층에 올라가니 수십 명의 사람들이 식당 문 앞에 서 있었다. 낮 12시 점심시간이 되려면 30분이나 남았는데도 사람들의 줄은 두세 겹이나 됐다. 마치 놀이동산에서 ‘바이킹’을 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같았다. 이곳은 이랜드 그룹이 최근 문을 연 한식뷔페 ‘자연별곡’. 300석 규모로 꽤 넓은 편이지만 점심때는 1시간 전부터 손님들이 몰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다.
즉석 코너에서 전을 굽는 조리사들(왼쪽 사진)과 전통적인 요소를 강조한 매장 인테리어.
이랜드 그룹이 운영하는 샐러드바 레스토랑인 ‘애슐리’의 주요 고객이 20대 여성이라면 자연별곡은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 사이 도시에 사는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다. 아이를 둔 주부들이 대부분으로, 이랜드는 이들의 깐깐한 입맛을 잡기 위해 레스토랑의 중심 이미지를 ‘왕의 밥상’으로 정했다. 외식사업부 관계자들은 3년 동안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등에 있는 100곳 이상의 맛집을 돌며 음식 맛을 보고 메뉴를 개발했다. 박성경 부회장 이하 경영진이 참석한 품평회만 13번 열렸다. 품평회에서 ‘거절’당하면 다시 지방에 내려가 맛을 보고 연구를 했다. 이 과정을 거쳐 점심 메뉴 80개, 저녁 메뉴 90개가 탄생했다. 이미나 외식사업부 상품개발실장은 “잡채와 전처럼 한식의 기본이 되는 메뉴와 왕의 밥상이라는 주제를 담을 수 있는 콘셉트 메뉴, 젊은층을 겨냥하기 위해 만든 새로운 메뉴 등 크게 3가지 분류로 음식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두부보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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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브랜드장은 “그럼에도 맛은 기본이고 좋은 분위기에서 한식을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어 왔다”며 “단순한 ‘한 끼 식사’에 머물던 한식이 총체적인 ‘경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