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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경환 부총리, 경제 살리려면 정치바람 막아라

입력 | 2014-06-14 03:00:00


3선 국회의원인 최경환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됐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옛 경제기획원에서 일했으며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을 하다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공무원 언론인 국회의원 장관 등을 거친 다양한 경력과 소통능력을 살린다면 경제살리기 법안의 국회 통과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친정인 기획재정부에 15년 만에 장관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축배를 들 때가 아니다. 한국 경제의 현실이 워낙 엄중하다. 세월호 참사는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국내 소비가 꽁꽁 얼어붙고 눈길을 피해 해외로 나가 돈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은 고전하고 있다. 취업 대란 속에 대학 졸업자들은 대학 문을 나서는 순간 ‘졸업증’이 ‘실업증’으로 바뀐다고 푸념한다. 긴 안목을 갖고 리더십을 발휘할 경제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 곳곳에 군림하는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척결하고 규제 철폐, 공기업 철밥통 개혁에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정권 초기의 ‘골든타임’ 1년 반을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실망스러운 리더십으로 시간을 허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 부총리는 경제 부처들을 장악하지 못했고 갈등 조정 능력도 미흡했다. 경제부총리라면 기획재정부 안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경제 정책 전반에 걸쳐 중심을 잡아야 한다. 때로는 강력하게 밀어붙이면서 조정과 통합의 능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최 후보자는 정치인들이 빠지기 쉬운 인기영합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 정무 감각은 필요하지만 경제가 정치 바람을 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제부처 장관들이 청와대만 쳐다보는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곤란하다. 안종범 신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최 부총리 후보자와 정치권에서 호흡을 같이한 사이다. 두 사람은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시장경제의 토대를 굳건히 하면서 규제 개혁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한국 경제의 돛을 높이 올릴 책무가 박근혜 2기 경제팀의 어깨에 지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