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진단 받은 사이클 선수 크리스 윌리엄스 인터뷰
운동 중에도 수시로 혈당체크를 하는 프로 사이클 선수 크리스 윌리엄스는 “당뇨는 더이상 장애물이 아니다”라며 매일 몸 관리에 힘 쓰고 있다. 피그말리온커뮤니케이션즈 제공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한 프로 사이클 선수 크리스 윌리엄스(33)를 마주했을 때 ‘당뇨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긴 힘들었다. 윌리엄스는 당뇨병 진단을 받은 2009년에 의사로부터 ‘사이클 같은 무리한 운동은 하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그는 15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최고의 국제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드코리아 2014’에도 참가한다.
당뇨병 진단은 윌리엄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대학 때부터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하며 아마추어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고 있던 윌리엄스에게 ‘자전거를 타지 말라’는 의사의 당부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망설이던 그는 진단을 받은 3개월 뒤부터 다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대신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자전거를 타기 전 몸 관리와 준비를 철저히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팀 노보노디스크 선수들은 윌리엄스처럼 모두 당뇨병 환자들이다. 하지만 이들 중 당뇨병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게다가 실력들은 프로급이다. 팀원 중에는 전 세계 프로 대회의 우승자들, 결선 3위를 기록한 포디움피니셔들도 포함돼 있다.
윌리엄스는 “운동 중 반드시 혈당체크를 한다”며 “나를 비롯한 팀원들은 모두 몸에 자동혈당측정기를 달고 다니며 혈당을 수시로 체크한다”고 말했다. 혈당 수치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당뇨병을 이겨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당뇨병은 환자들을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구속만 하는 질환이 아니다. 보다 적극적인 건강 관리를 돕는 역할을 한다. 윌리엄스는 “당뇨병은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게 하는 등 건강을 관리하게끔 만든다”며 “전보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게 되는 등 더욱 부지런해졌다”고 전했다.
윌리엄스는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서 오히려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전한다. 그는 “당뇨병 덕분에 오히려 팀 노보노디스크 팀원들 같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당뇨병과 함께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