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다룬 책 낸 형 나상현 교수… “2012년 교통사고 부상이 전화위복”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재미동포 나상욱(미국명 케빈 나·31)이 2년 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그랬던 그가 요즘 다시 잘나간다. 2일 끝난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는 연장전 끝에 2위를 했다. 올 시즌 벌써 준우승 2번, 3위에 한 번 오르며 240만 달러의 상금을 벌었다. 역대 개인 최고 상금이었던 272만 달러(2009년)에 육박한다.
나 교수는 “골프를 시작한 이후 동생은 한 번도 골프채를 놓고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부상을 치료하면서 처음으로 골프를 완전히 내려놨다. 친구도 만나고 외출도 하면서 인생의 밸런스를 찾은 게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골프란 게 그렇다. 역시 골프 선수로 활동했고 PGA 클래스 A 정회원인 나 교수는 최근 ‘Breaking the Slump(위대한 선수들은 어떻게 슬럼프를 극복했을까)’(미래를 소유한 사람들)란 책을 번역해 펴냈다. 지미 로버츠라는 미국의 저명한 스포츠 캐스터가 잭 니클라우스, 아널드 파머, 톰 왓슨, 필 미켈슨 등 전설적인 골퍼 18명을 인터뷰해 그들의 슬럼프 경험과 그 극복 방법을 풀어쓴 책이다.
골프의 전설들 역시 주말 골퍼들처럼 골프채를 집어 던지고 싶을 정도의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슬럼프를 슬기롭게 극복한 전설들이 들려주는 몇몇 구절은 메모를 한 뒤 책상에 붙여 놓고 두고두고 음미할 만하다. 그레그 노먼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나도 한 라운드에서 완벽한 샷을 네 번만 쳐도 너무 기쁘다”고 했고, 파머는 “느긋해져라. 하고 있는 모든 일을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해라”라고 했다.
나 교수는 “책을 옮기면서 새삼 ‘골프는 인생과도 같다’는 것을 느꼈다. 위대한 선수들의 지혜와 경험담은 골프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