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개봉 ‘우는 남자’서 킬러로 돌아온 장·동·건
‘우는 남자’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사슴같이 큰 눈을 가진 장동건이 대성통곡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감독이 ‘아이처럼 울었으면 좋겠다’며 계속 다시 찍었어요. 울다가 탈진할 지경이었죠.” CJ E&M 제공
많은 킬러 영화에서 봤듯이 킬러는 과묵하고 고독하다. 곤은 눈물까지 쏟는다. 물과 기름 같은 두 단어가 합쳐진 이른바 ‘감성 액션’이 펼쳐진다.
‘우는 남자’는 2010년 ‘아저씨’로 628만 관객을 모은 이정범 감독의 작품. 신선한 액션으로 주목을 받은 ‘아저씨’에서 주인공 원빈의 주무기는 칼이었다. 이번에는 총이다. ‘건’(총)을 든 곤을 2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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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은 곤을 이해하기 위해 2005년 번역 출간된 미국 입양아 제인 정 트렌카(정경아) 씨의 수기 ‘피의 언어’를 읽었다.
영화는 1시간이 지나도록 곤의 감정 변화를 집요하게 그린다. 하지만 곤이 모경을 보호하기로 마음먹은 뒤로는 총탄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모경의 아파트에서 벌이는 곤과 그의 조직이 보낸 킬러들의 대결에서는 기관총과 샷건(산탄총), 수류탄이 피를 부른다.
“부산 대연동의 한 아파트를 빌려서 찍었어요. 영화에서 쓰는 총은 소리가 엄청 커요. 민원이 들어올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잡음 없이 끝났어요. 부산 시민들은 ‘영화의 도시’라는 자부심이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우는 남자’에서 사용된 총탄의 양이 그가 출연했던 전쟁 영화 ‘마이웨이’(2011년) 때보다 많았다고 했다.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총격 액션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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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2000년)에서도 킬러 역을 해봤지만 40대에 액션 신을 찍으려니 준비 기간이 꽤 길었다. 4개월간 경기 파주시 서울액션스쿨에서 하루 4∼5시간씩 곤이 되기 위해 땀을 흘렸다.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최근 4년간 운동을 거의 못해 사회인 야구팀 투수인데 공도 못 던질 정도였죠. 액션스쿨을 다닌 이후론 야구를 다시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는 1990년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한 후 줄곧 톱스타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마이웨이’와 한중 합작영화 ‘위험한 관계’는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흥행 성적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전에는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도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사했던 작품들이 있었어요. 이젠 작은 영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싶어요. 끌리면 하는 게 배우의 본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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