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보사서 업무-영업용 올리자… 中小 손보사는 개인용 줄줄이 올려 당국 “손해율 높아 인상 명분 있지만, 보험사기 근절 등 자구노력 先行을”
2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대형 손보사들이 회사 업무용 차량과 택시, 버스 등 영업용 차량의 보험료를 올린 데 이어 최근 중소형 보험사들이 개인용 차량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흥국화재는 6월 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2.2% 인상하기로 했다. 자동차 보험료 수입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금액이 커짐에 따라 손해를 줄이기 위해 보험료 인상에 나선 것이다. 악사손해보험도 다음 달 차 보험료를 2% 정도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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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사들은 3∼5월에 영업용 차량 보험료를 10∼15%, 업무용 차량 보험료는 3∼4% 올리는 등 가격 인상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인용 차량 보험료의 인상은 보류해 둔 상태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보험료 인상을 자제하라’는 간접적인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한 보험관련 행사에서 “차 보험은 국민 대부분이 가입하는 데다 보험료를 조금만 인상해도 파급력이 상당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여름 이후 손해율이 더 오르면 대형사들도 개인용 차량 보험료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요 손보사들의 4월 평균 손해율이 89%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포인트 정도 떨어진 점을 들어 보험료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중대형 손보사들이 자산 운용, 실손보험 판매 등 다른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돈을 많이 벌고 있는 만큼 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개인용 차량 보험료는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보험료는 1, 2개월의 단기적 현상만 봐서는 안 되고 6개월 이상의 중장기적 동향을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세월호 참사 이후 자동차 운행이 줄면서 4월 손해율이 약간 떨어진 측면이 있지만 5월 초 연휴 기간에 차량 운행이 늘어 손해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보사의 손해율이 적정 수준인 77∼78% 선을 훨씬 웃돌고 있는 만큼 보험료를 올릴 명분은 있다”면서도 “보험료 인상 전에 보험사기 근절 등 불필요한 보험금 지급을 줄이려는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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