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첫 19禁 창극 ‘변강쇠…’ 6월 공연 변강쇠역 김학용 ‘삼고초려 섭외’ 대중화 위해 한달간 장기공연도
국립창극단의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캐릭터를 살린 이미지. 김학용(왼쪽)은 익살스러운 변강쇠, 이소연은 격조 있는 색기의 옹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국립창극단 제공
16일 국립창극단의 ‘변강쇠…’ 연습이 한창인 서울시 중구 장충단로의 국립창극단 연습실. 창극단 단원들 30여 명 사이에서 ‘뇌가 섹시한 남자’로 불리는 고선웅 연출가가 변강쇠 역의 최호성에게 연신 뜨거운 주문을 했다. “변강쇠는 마음속에 옹녀랑 사랑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어야 해.”
이 작품은 국립창극단 창단 52년 만에 처음으로 시도하는 ‘19금 창극’이다. 연극 ‘푸르른 날에’ ‘칼로 막베스’ 등을 연출한 고 연출가의 첫 창극 도전작이기도 하다.
고 연출가는 변강쇠 역의 김학용(49) 단원의 섭외에 공을 들였다. 28년째 단원으로 활동 중인 김학용이 최근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며 변강쇠을 고사한 것. 고 연출가는 “‘환자가 무슨 변강쇠냐’며 버티는 김학용을 삼고초려 끝에 겨우 설득했다”며 웃었다. 옹녀 역은 김지숙 이소연이 맡는다.
연습장은 걸쭉한 대사와 배우들의 열정이 더해져 뜨거웠다. “창을 하는 방식으로 (소리를) 꺾기보다 마음속에 담긴 소리를 내야 한다.”(고 연출가)
국악의 꺾기 기법에 익숙한 배우들은 이를 다소 어려워하는 듯했지만, 몇 번의 시도 끝에 달라지는 소리를 냈다.
국립창극단이 창극의 대중화를 위해 선택한 ‘변강쇠…’는 창단 이래 처음으로 한 달간 ‘장기 공연’한다. 통상 창극이 3∼5일 공연에 그치는 것을 고려하면 흥행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6월 11일∼7월 6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만∼5만 원. 02-2280-4114∼6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