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 해군 UDT/SEAL 전우회 명예회장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는 조심스럽지만 결국은 다가올 순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남아 있는 실종자를 다 찾을 때까지 위험한 구조수색을 계속할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우선 계속 수색한다고 해도 지금의 수중 여건을 고려할 때 모든 격실을 100% 완벽하게 수색한다는 것은 보장하기 어렵다. 기상과 물때 등 장애 요소를 고려하면 수색 작업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날이 지날수록 시신의 훼손은 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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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배를 인양할 때는 대형 크레인으로 침몰 선박을 물 위까지 들어올려 밑바닥이 편평한 바지선에 올리는 방식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세월호 배 자체 중량이 6800t이 넘는 데다 화물 등을 합하면 1만 t 이상으로 추정돼 크레인 작업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플로팅 독(‘ㄷ’자 모양의 선박 건조 장비) 방식은 세월호처럼 대형 선박을 인양하는 데 적합하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조류가 강한 수중에서 침몰선을 독 안의 정확한 위치에 담아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배 인양은 수색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수색을 제대로 마무리하는 단계이다. 이런 점에서 청해진해운과 계약하고 세월호 구조 작업을 맡았던 민간업체 언딘이 인양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한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선내 실종자 수습도 분명히 구난의 한 부분이므로 실종자 수습을 위한 인양도 구난업체가 할 일이라고 본다.
중량 1만 t 이상의 큰 배를 인양하려면 사전 준비에도 많은 시일이 걸리므로 현재의 수색 작업과 병행해 인양을 준비해야 한다. 2010년 천안함을 인양할 때도 20여 일이 걸렸다. 천안함은 1200t급이었고, 선체가 두 동강 나 작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그리고 실종자 가족들이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함체 인양에 찬성해 조기에 인양 국면으로 넘어갔다. 그때와 비교하면 이번 경우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다. 6월부터는 태풍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인양 작업을 위한 모형실험을 했다면 악조건하의 인양 방법별 기술적인 문제와 가능성 등을 실종자 가족과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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