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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왕세자까지 끼워넣은 ‘아해 팸플릿'

입력 | 2014-05-01 03:00:00

[세월호 참사/유병언 일가 수사]
사진 가치 강조… 檢에 제출 예정, 출처 불분명한 호평 기사도 인용




자신의 사저 ‘클래런스 하우스’ 앞마당에서 열린 아해 전시회를 보러 온 찰스 왕세자(왼쪽). 사진 출처 ‘아해 전시회 관련 자료’

‘아해’라는 이름으로 사진작가 활동을 해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측이 아해의 사진 가치를 입증하겠다며 내부 팸플릿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는 유 전 회장 측 계열사들이 무명에 가까운 아해 사진을 장당 평균 5000만 원씩 터무니없는 가격에 사들였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반박용 자료로 내는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이 팸플릿은 ‘아해 전시회 관련 자료(2014.04)’라는 제목으로 아해의 프로필과 전시회 모습, 작품 사진 40여 장이 담겨 있다.

특히 2011년 4월 미국 뉴욕 그랜드센트럴 터미널 전시회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관람하고 있는 동영상 캡처 사진과 같은 해 7월 영국 찰스 왕세자의 사저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아해 전시회를 주최했을 때 찰스 왕세자가 찾아와 사진 옆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실었다.

팸플릿은 아해가 2009년 4월부터 ‘Through My Window(창으로 본 세상)’라는 주제로 4년간 270만 장 넘게 촬영했으며 2011년 4월 첫 초청 전시회를 시작으로 6개국에서 9차례 초청 전시회를 열었다고 쓰고 있다.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 전시회를 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의식해 초청 전시회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팸플릿은 한 블로그에 실린 기사를 보여주면서 “아르마니가 한국계 사진가인 ‘아해’의 작품에서 패션쇼(2012년)의 영감을 받았다”는 기사 내용을 번역해 놓았다. 세계적 패션디자이너인 아르마니도 영감을 받을 정도로 사진의 수준이 높다고 주장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블로그에 실린 기사의 출처는 확인할 수 없었다.

또 아해 측이 스스로 작성했다는 프로필에는 ‘80년대까지 많은 카메라를 수집해 작품 활동을 하다 사업으로 인해 잠시 중단했다’고 적혀 있다. 유 전 회장 측 관계자는 “이번 사건 이후 따로 만든 건 아니고 내부 성과보고용으로 만든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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