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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경제]수장 바뀐 KT, ‘올레’ 브랜드 운명은?

입력 | 2014-04-16 03:00:00


김호경

‘올레(olleh)’도 ‘쿡(QOOK)’과 ‘쇼(SHOW)’의 전철을 밞게 될까요?

최근 KT는 매월 전 직원이 부서별로 모이는 회의 명칭을 ‘올레미팅’에서 ‘소통미팅’으로 바꿨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KT가 올레를 없애고 새 브랜드를 선보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레는 이석채 KT 전 회장 시절인 2009년 KT가 KTF와 합병한 뒤 내놓은 브랜드입니다. 당시 이 전 회장은 ‘역발상 경영’, ‘미래 경영’, ‘소통 경영’, ‘고객감동 경영’ 등 4가지를 ‘올레 경영’ 구상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올레는 공기업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혁신의 아이콘이었습니다.

2011년 1월 기존 유선사업 브랜드인 ‘쿡’과 무선사업 브랜드인 ‘쇼’까지 올레로 통합되면서 올레는 KT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레는 그동안 KT의 자랑거리였습니다. 재치 있는 광고로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2010년 올레는 지식경제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담아 만든 글자체 ‘올레체’는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고객정보 유출 사건,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올레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올레는 브랜드 가치평가 회사인 브랜드스탁이 매년 선정하는 ‘대한민국 브랜드 스타’에 2011년부터 3년 연속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 명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뒤 KT 내부에 대대적인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어 올레를 바꿀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브랜드를 교체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경영 실적이 악화된 KT가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이유입니다. KT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낸 데다 당장 올해 명예퇴직금 지급비용만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KT 고위 관계자는 “올레미팅 명칭을 바꾼 것은 맞다”면서도 “올레 브랜드 자체를 없애는 게 아니라 브랜드에 담긴 가치와 의미를 새로 정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음 달 초면 황 회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됩니다. 취임 후 100일 동안은 앞에 나서지 않겠다던 황 회장이 올레에 어떤 의미를 담을지 궁금해집니다.

김호경·산업부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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