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업체 자율로 단계 시행”… 신규발급 신용카드부터 적용될 듯
현재 숫자 4자리인 신용카드 및 은행통장의 비밀번호를 6자리로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일각에서는 번호 교체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 관련 협회는 11일 열린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 이행 점검회의’에서 카드 및 통장 비밀번호의 자릿수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은 아니고 금융회사들이 소비자 불편, 보안시스템, 해외 사례 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보안에 취약한 신용카드의 비밀번호 숫자를 이르면 올해 안에 6자리로 늘린 뒤 향후 은행 인터넷뱅킹 등의 비밀번호도 6자리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용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 발급되는 카드에만 우선 6자리 비밀번호를 적용한 뒤 향후 모든 사용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밀번호 변경만으로 보안을 강화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보안에 취약한 카드 단말기를 그대로 둘 경우 유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자릿수가 늘어나는 비밀번호를 서명 대신 활용하는 방안과 비밀번호 유출을 근본적으로 막을 대책을 만드는 게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