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식-박대재 고려대 교수 삼국유사 번역서 펴내
삼국유사 역주본을 펴낸 최광식(왼쪽)·박대재 고려대 국사학과 교수. 최 교수는 “10년 전 일본인 학자들이 20년의 세월을 투자해 펴낸 삼국유사 역주본을 보면서 무척 자존심이 상했는데, 일본보다 10년 늦었지만 훨씬 정교한 역주본을 펴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지금까지 출간된 삼국유사 번역서 가운데 가장 풍성한 역주를 단 삼국유사가 출간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최광식 고려대 교수(국사학)와 같은 학과 박대재 교수가 공동으로 역주한 ‘삼국유사’(전 3권·고려대출판부)다.
2000쪽이 넘는 두께에 1800여 개에 달하는 역주 개수만으로도 기존에 국내외에서 나온 20권에 달하는 역주본과 그 규모부터 달리한다. 개별 역주도 관련 항목에 대한 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해 웬만한 소논문에 버금간다. ‘의해(義解)’편에 나오는 원효에 대한 역주는 생애와 저술은 물론 그 사상의 핵심개념까지 7쪽에 이른다. 표지 디자인을 다양한 색깔의 천으로 만든 조각보를 모티브로 삼은 것도 다양한 연구 성과를 집대성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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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역주본은 구성도 독특하다. 총 5권으로 구성된 삼국유사를 3권으로 재구성하면서 원래 맨 앞에 등장하는 역대 왕들의 연대기인 ‘왕력(王曆)’편을 맨 뒤의 3권으로 별도 책자화했다. 삼국사기와 차별화되는 설화성 강한 ‘기이(紀異)’편은 1권, 불교문화와 사상이 담긴 흥법, 탑상, 의해, 신주, 감통, 피은, 효선은 2권에 담았다. 박 교수는 “기존 역주본에선 기이편의 부록으로 여겨 생략하거나 간단한 도표로 처리한 왕력 편의 역사서로서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별책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