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여은은 악녀로 미움을 사기도 했지만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마지막 회까지 긴장감을 이어갔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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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 결혼하는 여자’로 돌아온 손여은
10년. 강산이 변할 만큼 짧지 않은 시간이다. 특히 연기자 손여은(31)에게 지난 10년은 더욱 길게만 느껴진다. 3월30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출연을 계기로 손여은은 2005년 드라마 ‘돌아온 싱글’로 연기를 처음 시작한 뒤 10년 차에 특별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손여은이 두 번째 인생의 발걸음을 뗐다.
작가 앞에서 대본 읽던 순간 지금도 생생
“못됐다” 욕 먹다가 이제는 애정어린 시선
10년만에 존재감 발휘…시작일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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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결혼하는 여자‘로 단번에 주목받은 손여은. 악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초반에는 미움을 받았지만 지금은 애정의 시선을 느끼고 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악녀 캐릭터의 연기자들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시청자의 공감을 얻으려 상당한 공을 들인다. 손여은 역시 지난 5개월이 그랬다.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지만 대중의 반응은 달라졌다. 초반만 해도 “계모 지나간다” “못된 채린이 엄마다” 등 비난과 함께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식당가면 서비스 음식을 주신다”며 깔깔 웃는다.
결혼한 남편과 전 부인의 딸을 미워하며 폭력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학대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를 직접 연기하는 손여은의 심정은 어땠을까.
“대본에 그런(때리는) 장면이 있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부터 든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살살 때리려고 하면 아역 연기자가 ‘세게 때리셔도 돼요’라고 한다. 연기에 있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면서 미안함의 미소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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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했다. 김수현 작가님이 대본 안에 다 남겨주실 거란 생각에 지문 하나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모든 동작과 설정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수십번 읽었다. ‘왜?’라고 항상 반문하며 캐릭터를 잡아갔다. 대본과의 교류가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
손여은은 김 작가 앞에서 대본을 읽어 내려가던, ‘세 번 결혼하는 여자’를 처음으로 만났을 때를 또렷이 기억한다. 손에는 땀이 흥건했고 설렘과 걱정이 공존했다며 여전히 긴장의 표정을 짓는다.
2005년 드라마 ‘돌아온 싱글’로 연기를 시작하고 ‘각시탈’ ‘대왕의 꿈’ ‘구암 허준’ 등에 출연한 손여은은 올해로 10년차. 이제야 그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모든 연기자에게는 이런 날이 온다고 하지만 다소 늦은 느낌도 없지 않다.
“10년,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 물론 일이 없을 때는 불안하고 초조하지만 언젠가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연기에 대한 자세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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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넓어지지 않을까?”
백솔미 기자 bsm@donga.com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