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커 감독의 ‘천주정’
중국의 사회 부조리를 피와 폭력의 문법으로 고발한 ‘천주정’.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화면에는 중국의 날것이 담겨 있다. 고층 아파트 옆의 빈민가, 최신 아이폰과 닭장 같은 노동자 숙소가 혼재하는 나라. 물신주의가 사회주의 이념보다 더 높이 기치를 올린 이 나라에서 화려함의 뒷골목에는 파괴된 인간성이 뒹굴고 있다. 카메라는 중국의 겉모습을 훑는 동시에 개발의 부산물인 분노와 좌절로 얼룩진 중국인의 내면을 파고든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 4개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악덕 기업주와 이에 동조해 마을 사람들을 착취하는 촌장에게 복수를 꿈꾸는 광부 따하이(장우)의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에는 시골 출신 살인청부업자 조우샨(왕바오창)이 등장한다.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은 유부남 애인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퇴폐 사우나 직원 샤오위(자오타오)다. 프런트 직원인 샤오위에게 마사지를 강요하며 돈다발을 내보이는 손님이 나타나 문제를 일으킨다. 네 번째는 공장에서 일하다 퇴폐 이미지 클럽에 취직한 소년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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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