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보유자 중 고령자가 2005년 87만5000명에서 2011년 145만 명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여성 운전자를 ‘김 여사’로 싸잡아 폄훼하듯 핸들 잡은 노인을 죄다 요주의 운전자 취급하면 ‘노인 차별’일 것이다. 미국에선 ‘1946∼1965년생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 교통안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란 과거의 우려가 틀렸음을 입증하는 자료도 나왔다. 요즘 노인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진 데다 자동차 안전 시스템이 진화돼 20년 전의 같은 연령대 운전자보다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적다는 연구 결과다.
▷그래도 세월 이기는 장사는 없다. 나이가 들면 청력과 시력은 물론이고 유연성과 민첩성이 부족해져 돌발 상황 대처능력도 떨어진다. 급가속 급정지 등 나쁜 운전습관이 일상화된 우리 도로에선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보다 앞서 대책을 마련한 뉴질랜드에선 80세가 되면 운전면허가 말소되고 2년마다 시험을 다시 보게 한다. 영국에선 70세가 넘으면 3년마다 의사 의견을 첨부해야 면허 갱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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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