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7년만에 완전히 종료… 한-일 등 亞 주요증시 일제 하락
연준 창립 100년 만의 첫 여성 연준 의장으로 지난달 취임한 재닛 옐런(사진)은 19일(현지 시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재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묻는 질문에 “양적완화 정책을 끝내고 6개월쯤 뒤”라고 ‘예상 밖’의 답변을 했다. 연준은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25%로 내린 이후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다. 시장에서 기대하던 ‘선물’ 대신 ‘폭탄’을 던진 셈이다.
중앙은행 총재 입에서 금리 변동 시기와 관련한 숫자가 나오자 언론과 시장은 요동쳤다.
옐런 의장은 발언 직후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 아래에 있다면 금리 인상은 보류될 수 있다. 양적완화 축소는 정해진 일정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IHS의 폴 에델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초보자의 실수”라고 평했다. 중앙은행 총재가 해서는 안 될 금기사항으로 불리는 금리 변동 시기를 명시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이 19일 오후 스카프를 두르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미 워싱턴 연준 기자회견장에 등장할 때만 해도 아무도 이런 폭탄 발언을 예상하지 못했다.
관심사는 2단계 출구전략인 기준금리 인상 시기였다. 벤 버냉키 전 의장 시절 금리 인상 조건을 실업률 6.5%로 제시했는데 2월 실업률은 6.7%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옐런은 기준금리 인상의 기준으로 삼았던 실업률 6.5%를 폐지하는 대신 물가인상률, 실업률, 경제성장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새로운 금리 인상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연준은 이날 예상대로 국채 및 주택담보증권대출(모기지) 증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풀어온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약 10조7500억 원) 줄였다. 지난해 12월 이후 세 번째 조치로서 매입 규모는 기존 850억 달러에서 550억 달러로 줄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48% 떨어진 14,251.09엔에 마감했다. 중국과 태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 이원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