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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페]‘포스코 혁신’ 첫걸음은 군살빼기, 權회장 급여 30% 반납… 임원 동참

입력 | 2014-03-20 03:00:00


김창덕·산업부

포스코 임원들이 기본급 10∼25%를 회사에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사내 임원회의에서 본인 급여 중 기본급 30%를 자진 반납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벌어진 일이다. 당시 회의에서 포스코 등기이사인 윤동준 부사장(경영인프라본부장)이 “임원들도 자율적으로 동참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5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회사 수익성이 악화되던 2009년 1월 포스코 임원들은 급여 10%를 자진 삭감했다. 임원 아래인 각 그룹 리더들도 급여 5%를 회사에 반납했다. 그해 2월 말 취임한 정준양 회장은 “포스코그룹 임원들이 임금을 반납해 모은 100억 원으로 인턴사원 1600명을 뽑아 ‘잡셰어링’에 동참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당시는 현대중공업, 한화, SK, 한국전력 등 상당수 기업 임원이 고통 분담에 나섰던 시기였다.

취임 나흘 만에 나온 권 회장의 임금 삭감 역시 명분은 고통 분담이다. 재무구조 혁신을 첫 번째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본인을 포함한 임원들이 솔선수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연봉 1달러’만큼 파격적이진 않지만 나름대로는 사업 구조조정을 앞둔 최고경영자(CEO)로서 강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11일 단행된 포스코 임원 인사도 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특정 조직을 관리하는 보직임원을 68명에서 52명으로 16명(23.5%)이나 줄였다. 혼자서 독자적 성과를 내야 하는 전문임원을 12명(기존 명칭은 펠로)에서 35명으로 늘렸지만 보직임원과는 대우가 다르다. 전문임원은 개인 비서가 없다. 외부 업무가 많지 않으면 전용 차량도 없다.

권 회장의 혁신은 일단 ‘허리띠 졸라매기’로 첫 걸음을 뗐다. 문제는 다음이다. 포스코는 지난달 출범시킨 ‘포스코 혁신 1.0 추진반’을 통해 그룹 전체에 산재한 군살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 직원들은 혹여나 본인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폐기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선 군살을 도려내는 것 못지않게 맨살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권오준표’ 혁신의 두 번째 걸음은 어떤 모습일까. 결과는 추진반 업무가 끝나는 5월 중순이면 나온다.

김창덕·산업부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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