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미국 뉴저지 주 벨연구소에서 대형 통신 안테나를 활용할 방법을 찾던 연구원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은 이상한 잡음 때문에 실험을 할 수가 없었다. 난방 파이프에서 나는 것 같은 소음이 어디선지 끊임없이 들려왔다. 이 ‘잡음’이 빅뱅의 흔적인 우주 배경 복사(CMBR·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였다. CMBR가 뭔지도 몰랐던 전파연구원들은 이 발견으로 1978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과학자 앨런 구스에 따르면 빅뱅 후 ‘10의 43제곱분의 1초’에 중력이 출현했다. 만일 중력과 전자기력 등 물리학의 힘이 없었다면 물질 덩어리와 별은 생기지 않았고 우주는 가스와 어둠만이 가득했을 것이다. 빅뱅은 과학자라면 누구나 받아들이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빅뱅이론’으로 불렸다. CMBR가 빅뱅의 잔광(殘光)이자 우주팽창의 흔적으로 알려졌음에도 빅뱅을 입증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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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