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 스트럭처 & 플루이드’전과 ‘버터플라이즈 2014’전
《 ‘오큘러스 리프트’란 3차원(3D) 게임을 위해 개발된 장치다. 특수 고글처럼 생긴 장치를 착용하면 마치 입체 영상 속으로 들어간 듯 가상현실이 펼쳐진다.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토미술관에서 열리는 작가 정연두 씨의 개인전에는 이 장치를 써야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있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아트사이드 갤러리의 ‘융합! 미술과 테크놀로지를 만나다’전 중 전병삼 씨의 신작은 예술적 상상력과 공학 기술을 결합한 작품이다. 작은 원형 판이 빼곡히 배열된 플립닷(Flipdot) 디스플레이 장치 앞에서 관객이 움직이면 촤르르 촤르르 소리와 함께 원형 판이 회전하며 이미지를 그려낸다. 》
예술과 과학의 융합 프로젝트로 기획된 ‘다이내믹 스트럭처 & 플루이드’전에선 ‘플라톤의 입체’를 재해석한 전상언 씨의 ‘플라토닉 괘’를 포함해 7개 팀이 수리과학, 유체역학 등과 접목한 신작을 선보였다. 아르코미술관 제공
‘버터플라이즈 2014’전은 이론 대신 초소형 프로젝터, 3D 프린터 같은 산업 제품을 미디어 아트, 디자인과 버무린 자리다. 6월 5일까지. 무료. 02-21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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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에서 미술로
피보나치의 수열은 3, 5, 8, 13처럼 앞에 자리한 두 수의 합이 바로 뒤의 수가 되는 것(3+5=8, 5+8=13)을 가리킨다. 12세기 이탈리아 수학자 레오나르도 피보나치가 처음 소개했는데 꽃잎의 수, 해바라기 씨앗의 개수 등 자연계 생물에도 똑같은 수학적 패턴이 숨어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김영희 씨는 이 개념을 적용해 설치작품을 완성했다. 솔방울 비늘이 습도에 따라 열고 닫히듯 관객이 마이크 앞에서 입김을 불면 센서가 작동해 작품 속 인공 비늘이 열리고 닫힌다.
‘다이내믹…’전의 경우 수리과학 물리 분야 과학자들과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학제적 협업으로 완성된 설치작품과 사운드 아트를 보여준다. 들로네의 삼각분할을 삼차원으로 끌어낸 입체작품(박미예),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을 적용한 사운드 쌍방형 설치작품(이강성 고병량) 초끈이론을 적용한 ‘숨겨진 공간’(이상민) 등. 기획에 참여한 홍성욱 교수는 “예술과 과학의 만남으로 ‘제3의 문화’가 탄생할 수 있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사람들은 우주를 3차원으로 느끼지만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중심도 끝이 없다고 본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머릿속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예술가의 상상력이 채울 부분이 바로 그 지점이다.”
○ 기술에서 미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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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플라이즈 2014’전에서 박현우 씨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작품을 내놨다. 아트센터 나비 제공
고미석 문화전문기자·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