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아르헨貨 11% 폭락… 신흥국 위기 또 덮치나

입력 | 2014-01-25 03:00:00

美 양적완화 추가 축소 조짐… 터키 리라화 가치 사상 최저
政情불안 태국도 급락 도미노… 금융불안 심화땐 한국 수출 악영향




지난해 말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한 미국이 이달 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면서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폭락했다.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침에 따라 한국 증시도 장중 1% 넘게 빠졌다. 신흥국들의 위기가 심화되면 한국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달러당 환율은 전날보다 11%가량 상승(페소화 가치는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경제가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었던 2002년 이후 하루 기준 최대의 환율상승이었다. 암거래 시장에서는 연초보다 약 28% 오른 수준에서 달러가 거래됐다. 페소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외환보유액이 298억5800만 달러 수준밖에 안 돼 외환위기설도 불거지고 있다.

같은 날 터키 리라화도 달러당 2.2977리라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리라화 가치는 최저)를 경신했다.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터키 중앙은행이 미 달러화 매도에 직접 나서기도 했지만 가치 하락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인도네시아에서도 통화가치 하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태국은 반정부 시위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탄탄하던 경제, 금융 부문에 불똥이 튀었다. 시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밧화 가치는 7% 넘게 떨어졌다. ‘달러 박스’ 역할을 해오던 관광 수입이 정정 불안으로 크게 줄어든 탓이다. 러시아 루블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지난해 1년간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달 말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 더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신흥국 통화 가치 급락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신흥국과 같은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 나라들의 경제위기가 심화되면 수출 위주인 한국 경제도 피해를 보게 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신흥국 통화 약세의 원인은 재정적자 등 기초체력 부실로 인한 것으로 단기간에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며 “통화 약세가 지속되면 신흥국의 경제활동 위축, 교역 투자활동 축소 등으로 한국 경제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에다 건설주 급락 등에 영향을 받아 전날보다 0.36% 하락한 1,940.56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6.5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달러당 108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