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지난해 9월 14일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엔 북한의 공식행사에선 최초로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게양됐다. 국제 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우리나라 김우식 이영균 선수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 시상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북한 관중은 어색해하면서도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북한은 대회에 앞서 한국 선수가 순위권에 들면 국제 관례대로 시상식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체제의 북한이 스포츠 분야에선 달라질 것임을 보여준 사례였다.
▷김 비서의 부인 이설주는 2005년 9월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 ‘청년학생협력단’으로 인천을 다녀갔다. 용모가 뛰어나고 노래와 춤도 잘하는 여학생 101명으로 이뤄진 응원단이다. 그때 그는 ‘꽃놀이’ 같은 노래를 불렀다. 북한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때도 대규모 선수단과 함께 미모의 여성응원단을 파견해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 교류는 남북 간의 화해와 상호 이해에 기여한 바가 크다.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