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KOTRA무역관장 피랍]과거 한국인 납치된 경우는
정부 대책회의 김규현 외교부 1차관(왼쪽)이 2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 종합상황실에서 한석우 KOTRA 리비아 트리폴리 무역관장의 피랍 사건에 대한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중동 지역에서의 피랍 사건은 2003∼2009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3년 이라크전 종전을 선언한 뒤였다. 미국과의 전쟁 중 이라크에서 일어난 반미감정은 혼란스러운 국가 정세로 더욱 가열됐고 무장단체의 득세와 더불어 중동 지역으로 퍼졌다. 외국인에 대한 피랍과 피습은 이런 정세와 맞물려 증가했다.
외국인 납치사건의 대부분은 몸값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었다. 나이지리아에서 일어난 한국인 피랍사건은 2006년 이후 5건이었고 모두 돈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건설업체 직원들이 주요 피랍 대상이었다.
2004년 이라크에서 일어난 김선일 씨 피랍 사건도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철회’ 조건이 붙어 있었다. 가나무역 직원이었던 김 씨는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팔루자로 이동하다가 무장단체 ‘알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에 피랍됐다가 20여 일 만에 팔루자 인근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09년 예멘에서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국제의료지원봉사단체 ‘월드와이드서비스’ 소속 한국인 여성 1명도 피랍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이후 한국인 납치 사건은 주로 소말리아 등에서 몸값을 노린 해적들이 저지른 것이었다. 2010년 한국인 5명 등이 승선한 삼호드림호가 납치됐을 때 사상 최고 몸값인 106억 원을 지불해야 했다. 2011년 삼호주얼리호가 피랍됐을 때에는 현지에 파견된 청해부대가 ‘아덴 만 여명작전’으로 납치범들을 제압하고 피랍자들을 구출했다. 정부 당국자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인을 노린 납치가 계속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