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4’에서 국내 업체들의 곡면 TV가 혁신상을 싹쓸이했다. 위치에 상관없이 동일한 화질을 제공하고, 화면 왜곡을 최소화해 몰입을 높여주는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 같은 기술은 스마트폰에서 이미 적용되고 있는데 그 선두주자 역시 국내 업체들이다. 그러나 곡면 스마트폰은 국내시장에서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 제조사들도 신제품 생산을 최소화하며 성공여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LG전자는 올 1분기부터 휘는 폰 ‘G플렉스’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며 분위기 반전에 본격 나선다. LG그룹 핵심 역량이 결집됐다는 6인치 커브드 스마트폰, 실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능들을 중심으로 ‘G플렉스’를 꼼꼼히 살펴봤다.
○ 휜 화면, 동영상에 ‘최적화’
이 같은 디자인이 주는 효과는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 실행에서 찾을 수 있다. 동영상 시청 시 가로 방향으로 돌리면 시야한계까지 모두 들어와 실감나는 영상을 볼 수 있고, 그래픽이 뛰어난 게임들을 실행하는 것도 평면 디스플레이보다 몰입이 훨씬 잘된다. 작은 아이맥스(IMAX)를 옮겨놓은 듯하다.
G플렉스는 HD(1280×720) 화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화면의 선명도를 나타내는 인치당 픽셀 수(PPI)는 경쟁 제품인 갤럭시라운드(386PPI)보다 낮은 245PPI지만 영상을 감상할 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LG전자는 G플렉스 몸체에 맞춰 휘어진 내장형 배터리를 채용했다. LG전자 제공
○ 고음질 음원 재생도 척척
G플렉스는 기존 음질(16bit·44.1kHz)을 뛰어 넘어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원음 수준의 최고 음질(24bit·192kHz)을 제공한다. 수치상으로만 봐도 두 음원의 차이는 크다. 정확한 음질 테스트를 위해 같은 음악의 HD와 MP3 음원을 각각 재생해봤다. 결과적으로 G플렉스는 HD 음원을 군더더기 없이 잘 소화해냈다. 마치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는 것처럼 생생하고 또렷한 음질을 경험할 수 있었다. HD 음원을 어디서든 재생할 수 있는 기기는 분명 또 하나의 강점이다. 그러나 이어폰을 빼고 원상태에서 음악 감상을 할 때 기기내부에서 맴도는 울림 때문에 답답했다.
○ 흠집 복구 기능 ‘셀프 힐링’
○ 커브드 폰 中 최고사양 CPU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의 사양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 눈 역시 높아졌다. 이동통신 업체들도 빠른 데이터서비스를 내걸며 이를 부추기고 있다. G플렉스 CPU는 2.26Ghz 쿼드코어로 LG전자 스마트폰 중 최고사양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00이 들어갔다. 내장 메모리는 32GB, OS는 4.2.2. 안드로이드 젤리빈을 채용했다. 덕분에 스마트폰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앱을 실행할 때 최적의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기존 속도보다 두 배 빠른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로 데이터를 다운 받을 때도 그에 맞는 성능을 제대로 발휘했다.
○ 아쉬운 와이파이 성능
하지만 무선인터넷(이하 와이파이) 관련 성능은 기대 이하였다. G플렉스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3에 와이파이를 동시에 연결하고 벽이 두 개 있는 공간을 통과해봤다. 와이파이 기기와의 거리는 약 5미터 정도. 갤럭시 노트3와 다르게 G플렉스는 연결이 이내 끊겼고 그 자리에선 와이파이 신호를 잡아내지 못했다.
○ G플렉스 세로로 쥐면 미끄러져
○ LG 전용 사용자 인터페이스
G플렉스 노크온 기능은 유용했다. 액정을 노크하듯 두 번 두드리면 화면을 켜고 끌 수 있다. 또한 잠금 화면에는 ‘Q시어터(QTheater)’ 기능이 적용됐다. 가로로 눕힌 후 화면을 동시에 좌우로 열면 갤러리, 비디오플레이어, 유투브, U+ HDTV 등을 바로 실행할 수 있게 해준다.
6인치 화면을 활용한 ‘듀얼 윈도(Dual Window)’도 신선하다. 이는 화면을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 앱을 실행할 수 있다. 인터넷·비디오·갤러리·라인 및 카카오톡 등을 실행할 수 있다. 특히 하나의 창에서 다른 창으로 사진 등을 끌어다 놓는 방법으로 전달이 가능하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