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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복원 부실’ 지적한 교수 목매 숨져

입력 | 2014-01-20 03:00:00

“금강송 아닌것 있다” 방송 인터뷰… 부인 “보도 크게 돼 걱정 많이해”
수첩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국보 1호 숭례문의 부실 공사를 조사하던 대학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19일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 등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 15분경 청주시 흥덕구 내수동로 52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의 한 연구실에서 박모 교수(56)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 서모 씨(56)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서 씨는 경찰에서 “남편과 점심을 먹기로 약속했는데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아 학교 연구실에 가봤는데 남편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현장에서는 박 교수가 친필로 수첩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라고 쓴 글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 교수는 17일 숭례문 부실 공사를 조사한 내용과 관련해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한 뒤 부인에게 “괜히 (인터뷰를) 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송사는 “신응수 대목장이 금강송을 썼다고 보고한 목재들 가운데 7곳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도하면서 박 교수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박 교수는 인터뷰에서 “2개는 준경묘(금강송) 채취가 아님이 유력하고, 5개는 판단 불가”라고 밝혔다. 서 씨는 “남편이 이 인터뷰를 한 뒤 예상보다 보도가 크게 돼 걱정을 많이 했다”라며 “숭례문 부실 조사를 맡은 뒤에는 심한 스트레스로 신경안정제까지 복용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또 일부 시공업체가 검증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숭례문 종합검진단’을 고소해 최근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박 교수는 나무의 나이테 연구를 통해 그 목재의 벌채 연대나 목재로 만든 문화재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한 이 분야 전문가다.

한편 신응수 대목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박 교수와는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으며 그럴 만한 사이도 아니다. 박 교수가 금강송 검사와 관련해 인터뷰한 것도 시청하지 못해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straw825@donga.com / 우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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