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국가디자인전략/권영걸 지음/696쪽·2만9000원·김영사
저자가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이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목적 지향의 문제해결 활동’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통일 관련 제안들엔 이런 내용이 있다. 통일이 되면 사용할 국기나 국화 같은 상징체계와 여권 면허증 주민증 디자인을 준비하자. 폭력과 빈곤의 나라 북한의 이미지 세탁에도 신경 써야 한다. 저자는 고려의 도읍이자 국제도시였던 개성을 국제상업도시로, 50년 넘게 청정 상태를 유지해 온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은 친환경 농산업 도시로 브랜드화하자고 제안한다. 개성공단엔 남북한 디자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관을 두고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디자인한다. 접경지역은 국제 유기농제품 인증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인 데다 중국과 일본 모두 식재료에 대한 불안감이 강하므로 농산업 중심지로 개발하기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책에는 통일 말고도 △안중근 의사의 손가락이 잘려나간 단지조상(斷指彫像)을 전국에 세워 애국심의 아이콘으로 삼고, 미술학도들에게 줄리앙과 아그리파 대신에 안중근을 그리게 하자 △한시적인 한류(韓流)를 지속 가능한 한풍(韓風)으로 전환하자 △한국형 에너지 자립 마을을 만들자 같은 다양한 제안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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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