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은 없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명징하다. 맑고 청아하며 올곧게 내뻗는 진정성의 비장함, 그리고 감미로움 모두 그의 목소리다. 사진제공|배명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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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 공학으로 듣는 김광석의 노래
“맑고 쾌활…타고난 울림의 소리”
최근 TV는 김광석을 무대 위로 다시 호출했다. 비록 장막 뒤 아무도 없는 듯 보이지만 울려 나오는 목소리는 무대 안팎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김광석 평전’의 이윤옥 작가는 “자신의 음악적 특성을 오직 목소리 하나로 관철시켰다”고 썼다. 대체 그 목소리는 어떤 매력을 지닌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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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교수는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총 6곡을 통해 배음과 음폭, 음의 지속력 등을 토대로 김광석의 목소리를 분석했다.
배 교수는 “그의 목소리는 다른 가수들보다 2배 이상 많은 배음을 지녔다”고 말했다. 배음은 발음체의 진동수가 밑음(기본음)의 2∼3배가 되는 음. 음계, 화음, 음색과 관련 깊다. 가수들이 평균 12∼15개인 데 비해 김광석은 30개 정도의 배음을 낸다. 즉, 목소리의 부드러움과 감미로움이 탁월하다는 얘기다.
음폭(사람의 목소리나 악기가 낼 수 있는 최저음에서 최고음까지 넓이)도 넓다. 가수들이 2000Hz의 음폭을 가졌다면, 김광석은 4500Hz까지 음을 균일하고도 넓게 낸다.(사진) 배 교수는 “일반 가수들이 리코더의 음색을 낸다고 하면 김광석은 플루트의 음색이다. 플루트는 최고 음역의 목관악기다. 그만큼 맑고 선명하며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영의 ‘공기 반 소리 반’ 표현은 김광석에게 적확하다. 성대톤이 심폐 골격과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공명 울림이 일어나는데 김광석은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 타고났다. 배 교수는 “음을 지속하는 기간이 뚜렷하고 길다. 마치 악기가 힘을 내어 소리를 내듯 음정이 고르고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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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교수는 “종합적으로 김광석의 목소리는 배음과 음폭, 바이브레이션 등 특출한 능력을 가진 가수다. 악기가 아닌 다음에야 기존 가수들과 수치적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이런 목소리에 세상과 사람들을 향한 김광석의 진정성이 더해져 세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