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접목 수질관리 시스템 2014년 중순 적용”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60)은 지난해 12월 27일 경기 과천시 수도권지역본부 집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올해 중순이면 물이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떤 수질로 공급되는지 집안에서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최 사장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사장은 “2014년은 물 공급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는 해가 될 것”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과 물 관리 기술을 접목해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물 공급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물 관리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공기업 방만경영과 과다부채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면서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2월 전 임직원이 참여한 ‘열린경영 대토론회’를 연 데 이어 ‘비상경영추진단’을 꾸렸다. 이를 통해 부채증가율 대폭 감축, 연간 10% 원가 절감, 간부 임금 동결 등의 경영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최 사장은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8조 원의 부채가 4대강 사업으로 발생했다”며 “다른 공기업과는 부채의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수자원공사의 부채는 13조9000억 원으로 4대강 사업 수행 전인 2008년 약 2조 원에 비해 대폭 늘었다. 최 사장은 “2014년까지 정부가 4대강 사업비 회수 방안을 마련해 주기로 한 만큼 올해 이 문제를 정부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자원공사로서는 부채 문제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부정적 이미지를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2014년을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역점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은 수년째 사회적 논란과 갈등의 중심에 있으며 녹조 문제와 댐, 보(洑)의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최 사장은 “‘4대강 사업 때문에 녹조가 생겼다, 아니다’라는 식의 소모성 논쟁을 할 시대는 지났다”며 “녹조가 생겼으면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국 현지 정정 불안으로 최종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태국 물관리사업과 관련해서는 “내년 2월 태국 총선 이후 최종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태국 당국과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6월 태국 물 관리 9개 사업 중 6조2000억 원 규모의 방수로와 저류지 등 2개 부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최종 계약을 남겨놓고 있다.
최 사장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많지만 그에 맞는 기술 수준이나 중소업체 동반 진출은 부족하다”며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공기업인 만큼 해외 물관리사업을 진행할 때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국내 부품을 쓰고 중소기업과 함께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알제리, 미얀마가 태국처럼 종합적인 물 관리 사업을 의뢰해온 상황”이라며 “태국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물관리사업의 수출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