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김수현.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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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자 배우 기근’이라 불리는 요즘, 브라운관을 훈훈하게 메우고 있는 두 배우가 있다. 바로 김수현(26)과 이민호(27)다. 마치 젊은 시절의 정우성과 이정재를 보는 듯하다.
김수현은 현재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0%(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기준)를 돌파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 중이다. 400년 전 외계에서 온 외계인이자, 현재 직업 대학 강사인 도민준 역을 맡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민호 역시 25.6%의 시청률로 종영한 SBS ‘상속자들’에서 제국그룹 상속자이자 까칠한 제국고 고등학생 김탄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대세가 된 두 배우, 김수현과 이민호의 같고도 다른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노래까지 잘하는 팔방미남…일본에서도 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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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를 본업으로 하면서도 훌륭한 노래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상속자들’의 OST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이 같은 매력에 두 사람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김수현은 지난 10월 일본 도쿄와 고베에서 팬미팅을 열어 5000여 명의 팬을 만났다. 이민호 역시 지난 5월부터 해외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글로벌투어 팬미팅을 진행해왔다.
●‘차근차근’ 김수현 vs ‘한방’ 이민호
두 사람의 데뷔와 성장기는 조금 다른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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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도 김수현은 착실히 성장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도둑들’에서 조연으로 등장해 존재감을 알린 뒤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색다른 바보 연기와 화려한 액션으로 대세 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두 작품 크게 흥행하면서 ‘티켓 파워’를 과시하기도 했다.
배우 김수현-이민호. 동아닷컴·스포츠동아DB
김수현이 조금씩 이름을 알린 반면 이민호는 ‘한방’이 강한 배우다.
이민호는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해 ‘논스톱5’ ‘달려라! 고등어’ ‘아이엠샘’ 등에 출연했지만 이렇다 할 인지도를 쌓지 못했다. 하지만 강력한 한 방이 있었다. 2009년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 역을 맡아 깜짝 스타가 됐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이후 출연한 ‘시티헌터’와 ‘신의’가 부진했으나,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상속자들’을 통해 또 한 번 강력한 한 방을 터뜨렸다.
●왕부터 바보까지 김수현 vs 재벌 2세에 강한 이민호
두 사람은 캐릭터에서도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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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를 품은 달’에서는 스물넷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왕 이훤 역을 맡아 무게감 있게 소화해 호평을 얻었다. 거만한 듯 자상하고, 사랑 앞에 불처럼 열정적이기도 한 이훤을 그는 자유자재로 표현해냈다. 또 여섯 살 연상인 상대역 한가인과의 로맨스 호흡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끌어갔다.
또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더벅머리에 해맑은 미소를 짓고, 노상에 큰일(?)까지 보는 동네 바보의 모습을 천연덕스럽게 표현했다. 망가지는 열연에도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매 작품 연기 변신에도 성공하고, 변함없는 인기까지 얻으며 배우로서 김수현의 힘을 보여줬다.
이번 작품 ‘별에서 온 그대’에서도 그는 기존에 연기한 캐릭터들과는 또 다른 외계인이라는 콘셉트의 신비주의 인물 도민준 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하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반면 이민호는 재벌 2세 까칠한 캐릭터를 맡았을 때 유독 그의 강점이 발휘된다는 특징이 있다. 그가 출연한 작품 중 인기를 얻은 두 대표작은 바로 ‘꽃보다 남자’와 ‘상속자들’.
그가 맡은 구준표와 김탄은 닮은 구석이 많다. 두 사람은 똑같이 재벌가 2세 고등학생.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듯한 까칠한 말투는 물론, 다른 일에는 무신경해도 사랑하는 사람에게만큼은 무조건적인 열정을 쏟아 붓는 모습까지 닮았다. 이에 ‘상속자들’은 방영 전부터 ‘꽃보다 남자’와 비교됐고, 이민호가 맡은 김탄은 구준표와 끊임없이 비교됐다.
실제로 이민호 역시 이 같은 비교에 부담감을 내비치며 제작발표회 당시 “구준표와 김탄은 다른 인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우려와 달리 드라마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 때보다 한층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고, ‘상속자들’이 큰 인기를 얻음에 따라 한동안 구준표로 각인됐던 그의 이미지에 김탄 이미지를 새로이 입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강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을 통해서만 그의 연기와 매력이 전달된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 그렇기에 이민호의 앞날이 더욱 궁금하다. 앞으로 색다른 역할을 통해서도 그의 진가가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