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1985년 나카소네 첫 공식 참배… 고이즈미 8·15참배 등 6번 강행

입력 | 2013-12-27 03:00:00

역대 일본 총리들 행보는




일본의 역대 총리 중 도쿄(東京) 시내 야스쿠니신사를 처음으로 참배한 사람은 미키 다케오(三木武夫) 전 총리였다. 그는 1975년 8월 15일 참배하면서 ‘개인 자격’임을 강조했다. 그는 방명록에 총리 직함을 적지 않고 관용차를 사용하지도, 수행원을 동원하지도 않았다. 야당은 “헌법이 정한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며 강력히 항의했지만 개인 자격으로 참배했다는 그의 주장에 따라 정치문제로까지 비화되진 않았다. 그 후 일본 총리들이 잇달아 ‘비공식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지만 일본 국내 논쟁에 그쳤다.

외교 분쟁의 발단은 ‘보수의 원류’로 꼽히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공식’ 방문하면서부터다. 그는 1985년 8월 14일 관방장관 담화를 통해 “전후 40년을 맞아 야스쿠니신사를 총리대신 자격으로 참배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 날 2명을 제외한 각료 전원과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총리 자격으로 찾아 공식 참배했다.

일본 야당과 종교단체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까지 격렬하게 반발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그의 저서 ‘보수의 유언’에서 “아시아 국가가 야스쿠니신사 공식 참배에 대해 그렇게 심하게 반대할 줄 몰랐다. 나는 그 후 한 번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각료들에게도 “이웃 나라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공식 참배에 신중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 이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크게 줄어들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가 각각 1번,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6번 참배했지만 나머지 총리들은 재임 기간 야스쿠니신사를 찾지 않았다.

26일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한국, 중국과의 외교 관계가 최악인 상태에서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단행돼 과거 총리들의 행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날 야스쿠니신사에서 아베 총리를 취재하던 한 일본 기자는 “지금까지 총리는 주로 종전기념일(8월 15일)이나 춘계 혹은 추계대제 때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취임 1주년에 이곳을 찾았다. 마치 취임을 축하해 달라는 느낌이어서 위령(慰靈)의 뜻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