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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연 단장 “첫 情을 주듯 선율에 정열 쏟아부을 것”

입력 | 2013-12-27 03:00:00

국내 첫 국공립 오케스트라 여성 지휘자… 37세 성시연 경기필 단장




26일 경기필하모닉 예술단장으로 선임된 지휘자 성시연. 그는 “젊은 오케스트라와 젊은 지휘자가 소통하면서 새로운 도전이 되는 음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향 제공

한국 최초의 국·공립 오케스트라 여성 상임지휘자가 탄생했다.

성시연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37)가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단장으로 선임됐다고 경기도문화의전당이 26일 밝혔다. 경기필을 통해 첫 상임지휘자를 맡은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첫 정(情)을 느끼는 만큼 내가 가진 모든 것, 온 정열을 쏟아 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도 클래식계에서 여성 상임지휘자는 한 손에 꼽힌다. 마린 알소프(57·볼티모어 심포니), 시몬 영(52·함부르크 국립오페라), 조앤 폴레타(59·버지니아 심포니, 버팔로필) 정도. 국내에는 민간 오케스트라 중에 프라임필 전임지휘자 여자경(41)이 있지만 국·공립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여성 지휘자는 성시연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30대 지휘자들이 주요 악단의 수장으로 활약하지만 국내에서는 드문 일이다.

그는 부담을 느낀다면서도 당찬 각오를 밝혔다. “경기필에서 상임지휘자로서 색채와 방향성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기회를 얻어서 무척 기뻐요. 안으로는 경기도민에게 반드시 필요한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바깥으로는 세계무대에 발을 디디도록 하겠습니다.”

성 단장은 6월 사임한 구자범 전 예술단장의 뒤를 이어 단원 106명으로 꾸려진 경기필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첫 연주는 내년 1월 18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린다. “그동안 반년 가까이 경기필에 상임지휘자가 없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을 겁니다. 단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다듬어 나갈 생각이에요.”

그는 10월 경기필과 한 차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그는 경기필이 음악에 마음이 열려 있고, 음악에 대한 순수함을 간직한 오케스트라라고 했다.

“대규모 레퍼토리를 하기 전에 임기의 첫 1년은 내실을 다지는 프로그램을 선정하려고 합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테크닉을 재정비할 겁니다. 아무리 큰 작품을 해도 흔들리지 않는 오케스트라가 되도록요.”

성 단장은 조만간 경기필의 근거지인 수원에 집을 얻어 그가 ‘남자친구’라고 일컫는 강아지 하치(하늘을 나는 치와와)와 함께 살려고 한다. 유기견 한 마리를 더 입양할 계획도 있다.

그는 2006년 게오르그 숄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2007∼2010년 제임스 러바인이 이끄는 보스턴 심포니에서 137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지휘자를 지냈다. 2009년부터 최근까지는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활동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