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신형 제네시스’
시승에 사용된 모델은 3.8L급 6기통 가솔린 직분사식(GDI) 엔진과 상시 4륜구동(AWD) 시스템 ‘HTRAC’,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G380 프레스티지’였다. 최고출력은 315마력, 시승 구간이 넉넉해 전반적인 주행 성능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직선 구간에서의 가속능력은 3.8L 엔진에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차의 절대적인 능력치보다 가속 중의 세련된 주행감각이 돋보였다. 몸이 뒤로 젖혀질 만큼 급작스러운 가속이 아니라 충분히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정도였다. 시속 200km까지는 가볍게 올라간다. 주행모드는 ‘노멀’과 ‘에코(연비운전)’, ‘스포츠’로 나뉘어져 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고 수동 기어를 사용하면 제법 거친 가속 능력을 보여준다. 정숙성만을 강조했던 구형과 달리 묵직한 배기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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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부르르’ 하는 진동으로 충격을 가볍게 흡수하는 느낌은 외산 고급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급격한 코너링 구간에서도 큰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KIC 서킷의 급격한 회전구간을 시속 80km로 통과할 때는 차가 미끄러지거나 전자제어장치가 개입되는 일 없이 단단히 지면을 움켜쥐었다.
시승차는 AWD를 달고 있어서 회전반경을 날카롭게 돌아나가는 느낌은 후륜구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하지만 좌우 구동력이 제법 빠르게 배분됐기 때문에 운전의 재미를 반감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미국차의 안락함과 유럽차의 단단함의 중간 형태를 구현했다. 보다 넓은 범위의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주행감각의 구현은 전보다 크게 개선된 차체 강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강조하고 있는 섀시(뼈대) 구조의 진화는 물론, 엔진룸 내부에 스트럿바(차체 지지대)까지 장착해 강한 뼈대를 만드는 데 노력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스포츠세단을 연상케 한다. 화려한 장식선을 자제하고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실내 공간은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성인 남성이 타기에 넉넉하다. 편의장치는 국산차로는 최고 수준이다. 비슷한 가격대 수입차와 비교해도 내실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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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제네시스의 공인 연료소비효율(연비)은 모델에 따라 L당 8.5∼9.4km. 시승차는 L당 8.8km의 연비를 갖춘 모델이다. 늘어난 무게로 연비가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고배기량의 대형 세단으로는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정도다. 판매가는 4660만∼6960만 원. AWD를 선택하면 250만 원이 추가된다. 추천 모델은 5510만 원인 ‘G380 익스클루시브’로 일반적인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편의장치를 대부분 갖추고 있다.
영암=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