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사진제공=삼성화재
한국 바둑이 1996년 이래 17년간 이어온 세계대회 우승 행진이 끊겼다.
'한국 바둑의 자존심' 이세돌 9단이 11일 중국 쑤저우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3 삼성화재배 월드 마스터스 제 2국에서도 중국 탕웨이싱 3단에 패배,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세돌 9단은 전날 열린 1국에서도 대국 후반 격렬한 추격전을 벌였지만, 아쉽게 반집패한 바 있다.
흑을 잡은 이세돌 9단은 대국 초반 실리에 집중했던 1국과 달리 경기 초반부터 특유의 '싸움꾼' 기질을 드러냈다. 50수 근방에서 백말을 절단하며 싸움을 건 이세돌 9단은 이후 우변에서 탕웨이싱 3단과 난전을 벌였다. 우변에서 시작된 전투는 좌변과 중앙, 하변까지 번져갔지만, 탕웨이싱의 실리 바둑은 내줄 것은 내주면서도 자신이 차지한 이점은 확실하게 지켜냈다.
160수를 넘기면서 이세돌 9단은 탕웨이싱의 기세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에 이세돌 9단은 200수 께에 격렬한 전투로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238수에 나온 승부패가 승부처였다. 팻감이 부족했던 이세돌 9단은 1집반까지 차이가 벌어지자 결국 274수에서 돌을 던졌다.
탕웨이싱 3단의 냉엄한 끝내기는 이세돌 9단에게도 돌처럼 무겁게 다가왔다. 이세돌 9단은 전날 1국 패배 후 "내가 반집 이긴 것 아니냐"라며 재검토를 요청하는 등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지만, 결국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이세돌 9단 사진=동아일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