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김치축제 차윤성 준비위원장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재미동포 차윤성 씨(61·사진)는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데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내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풀러턴주립대에서 열리는 ‘세계김치축제’의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차 씨는 행사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희소식을 접했다.
그는 “아직도 김치를 잘 모르거나 오해하는 미국인이 많아 장소 섭외가 쉽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축제 준비하는 데 4년이 걸렸다”며 “이제 유네스코가 인정한 김장문화를 앞세워 김치를 적극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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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 정착 초기엔 김치 냄새 때문에 아파트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었고 ‘사업차 미국인을 만날 땐 김치를 먹지 말라’는 말이 한인 사회에 상식이었다”면서 “한식문화를 부끄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한국문화에 대한 무관심을 조장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차 씨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설명하는 데 김치만 한 것이 없다고 봤다. 미셸 오바마 여사가 여러 차례 자신을 ‘김치 팬’이라고 얘기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차 씨는 “김치는 선조의 지혜가 담긴 ‘웰빙 음식’이면서 이웃 간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전남 강진군 출신인 차 씨는 1973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해 대학원을 졸업한 뒤 토목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1992년부터 주류소매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풀러턴 지역 한인 정치력 신장기구인 아이캔(ICAN·Inter-Community Action Network) 이사장을 맡고 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