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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식 처분한 뱅가드 “7억달러 날렸네”

입력 | 2013-11-05 03:00:00


세계적인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가 올해 상반기 한국 주식을 처분했다가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이달 1일까지 뱅가드의 신흥시장 ETF 수익률은 9.14%를 나타내, 경쟁사인 블랙록의 신흥시장 ETF 수익률(10.42%)보다 1.28%포인트 낮았다. 뱅가드 ETF의 수익률은 올해 상반기에는 블랙록 ETF보다 높았지만 7월 말부터 블랙록에 밀리고 있다.

수익률이 역전된 것은 뱅가드 ETF가 올 상반기에 한국 주식을 모두 처분했지만 블랙록 ETF는 한국 주식을 계속 사들였기 때문이다. 실제 블랙록과 뱅가드의 수익률 차이가 난 대부분은 한국 시장에서 발생한 격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뱅가드는 올해 초 신흥시장 ETF 등 6개 펀드의 벤치마크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지수로 바꿨다. 한국은 MSCI에서는 신흥국에 속하지만 FTSE에서는 선진국으로 분류돼 뱅가드는 한국 주식을 올해 상반기에 9조 원 이상 팔아치웠다. 하지만 이후 신흥국 가운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돼 외국인투자가가 한국 주식을 계속 사들였고 주가도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빠진 FTSE 신흥시장지수는 하반기에 7.50% 오르는 데 그쳤지만 한국이 포함된 MSCI 신흥시장지수는 9.12%나 상승했다. 뱅가드 ETF가 한국 주식을 팔아치워 입은 손실 규모는 7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블랙록은 뱅가드가 매도한 한국 주식의 상당 액수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