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나진항-철도 러시아와 공동이용… 11월 푸틴 방한때 투자 논의할듯
24일 정부 당국자 및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남북한과 러시아를 이어 유럽까지 관통하는 이른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비롯한 유라시아 구상과 이를 위한 한-러 협력의 구체적 방안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그 연결의 핵심 고리이자 경색된 남북관계 때문에 걸림돌로 남아 있는 북한 구간을 잇기 위해 우선 나진∼하산 연결철도 및 북한의 나진항을 이용하는 물류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9월 개통된 나진∼하산 구간과 이에 인접한 북한의 나진항 3호 부두는 러시아가 사용권을 확보하고 화물터미널 공사와 개보수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 쪽에서 가져온 지하자원을 북한의 나진항까지 운송한 뒤 배를 이용해 부산항이나 다른 해외 지역까지 옮기는 식의 물류 사업에 한국이 동참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북한을 삼각 경제협력의 구도에 끌어들이면 장기적으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비롯한 안보협력의 고리에도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나진항의 개발 및 이를 위한 남북한과의 협력에 러시아 정부도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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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논의돼 온 남-북-러 가스관 연결은 현실성이 부족하고 투자 위험도가 너무 크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논의가 지지부진해지자 정부는 결국 철도 쪽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나진항 프로젝트 등) 한국의 대(對)러시아 투자가 늘어나면 북한을 끌어안는 효과도 있다”며 “다만 이런 사업의 확대추진 여부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