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허경민.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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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허경민이 삼성 김상수에게
상수야, 나 경민이야. 하하. 막상 편지를 쓰려니까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네. 몸은 좀 어때? 네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수술한다는 얘기 들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우리(두산)도 가을야구 하니까 한국시리즈에서 한 번 붙자’고 한지 얼마 안 됐는데, 일이 이렇게 돼버렸잖아. 나도 속상하던데 너는 오죽할까 싶더라고.
그럼에도 내가 준플레이오프 한다고 네가 전화해서 잘 하라고 응원해주는데, 마음이 짠하더라고. ‘큰 경기는 긴장 많이 안 된다’면서 경험담도 많이 해주고…. 몸도 아플 텐데 친구 신경 써주는구나 싶어서, 티는 못 냈는데 진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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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열심히 할게. 비록 우리 팀이 지금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지면서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전은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있거든. 내가 경기에 나가든, 나가지 못하든 상관없이 팀이 이길 수 있게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내려고 준비 중이야.
참! 우리(2008년 청소년대표팀 멤버)끼리 모였을 때 했던 약속도 잊지 않았지? 언젠가 (오)지환(LG)이, (안)치홍(KIA)이, 너, 나까지 소속된 네 팀이 4강에 올라가서 한 번 붙어보자고 했던 것. 올해는 무산됐지만 다음 가을잔치에선 꼭 4명이 함께 올라가서 재미있게 경기해보자. 우리들의 야구는 끝난 게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