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동점이던 10회말 1사 3루서 천금의 안타준PO 두산에 먼저 2승… 11일 잠실서 3차전
대수비로 나와 일냈다 ‘내가 끝냈어!’ 넥센의 김지수가 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끝내기 안타를 날린 뒤 포효하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아무리 그렇다 쳐도 두산 선수들이 박병호에게 느끼는 공포심은 지나친 데가 있어 보였다.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박병호는 홈런은커녕 안타도 한 개 못 쳤지만 연장 10회 3-2, 승리의 주역이 됐다. 주루 센스와 깔끔한 수비 실력도 돋보였지만 무엇보다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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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동점이던 10회에는 지난해 20도루를 기록한 박병호의 발이 빛났다. 선두 타자로 나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박병호는 1사 후 김지수 타석 때 끊임없이 도루 시도를 하며 투수 오현택을 괴롭혔다.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오현택의 견제구가 뒤로 빠지는 틈을 타 박병호는 2루를 거쳐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연장 10회초 대수비로 들어온 무명 선수 김지수의 천금 같은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박병호는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경기 후 “박병호의 존재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병호는 연장 10회초 수비 때는 2사 1, 2루에서 이종욱의 안타성 타구를 막아내기도 했다.
넥센도 이날 9회초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송구 미스로 어이없이 실점하고,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등 고전했으나 두산 선수들이 더 많은 실수를 해 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전날 이택근의 9회말 끝내기 안타에 이어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둔 넥센은 2승을 먼저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양 팀의 3차전은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11일 오후 6시부터 열린다.
이헌재·황규인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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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넥센 감독=선발 밴 헤켄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타격에서는 상대 선발 유희관의 제구력과 강약 조절 페이스에 말려 어려움을 겪었다. 박병호의 존재감 때문에 폭투가 나왔다. (끝내기 안타를 친) 김지수는 그거 하나로 올해 연봉값을 다했다. 4차전 안에 끝냈으면 좋겠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게 된다면 하루라도 더 쉬는 게 중요하다. 내일 잘 쉬고 3차전에 나서겠다.
▼ “3차전 타순 변화 고민” ▼
▽김진욱 두산 감독=선발 유희관이 잘 던져 줬지만 중반 이후 결정적일 때 나오지 말아야 할 실책이 나왔다. 선수들이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시즌 중에도 넥센 밴 헤켄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도 타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중심 타선인 3∼5번이 부진하다. 심리적으로 안정돼야 제 타격이 나오는데 좋은 타순을 고민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면 3차전에 변화를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