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당국 ‘전투모드’ 돌입
이런 가운데 정부는 24일 수출입업체의 자금담당 임원들을 긴급 소집해 외환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원화 강세와 신흥국의 경제 불안이 수출에 타격을 줘 자칫 올 하반기 경기회복의 싹을 꺾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 “환율 하락세 막아라”…당국 사실상 전투태세
외환당국 관계자는 24일 “한국의 경제여건이 다른 신흥국보다 튼튼하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우리 통화가치가 글로벌 시장 흐름과 괴리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재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될 개연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연일 당국자의 구두 개입을 쏟아내는 등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24일 아침에는 자동차 정유 중공업 등 주요 수출입 업체의 재무담당자를 불러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에 대한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 자리에서 수출업체는 달러 매도를 서두르고 수입업체는 매수를 미루는 ‘리딩 앤드 래깅’ 전략이 시장의 쏠림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경계 모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전투 모드’에 들어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금융위기 조짐이 보이는 신흥국과 한국은 다르다”며 ‘차별화론(論)’을 설파했던 정부가 이제는 거꾸로 차별화로 인한 지나친 자금 유입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린 것이다.
○ 미 출구전략, 한국 수출 발목 잡을 우려
정부가 최근 환율 움직임에 대해 극도의 민감함을 드러내는 것은 미국의 출구전략과 맞물려 돌아가는 세계경제 상황이 자칫 한국의 대외수출에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 로드중
지금은 거침없이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이 나중에 언제든지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나친 원화 강세가 당장 수출이나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주면 상당수의 외국인 자금은 주저 없이 한국 시장을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온 외국인 자금의 상당 부분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단기성 투기자금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