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민 정치부 기자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진행된 이틀 동안 2개국 정상을 제외한 모든 국가정상과 인사를 나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틀 연속 박 대통령을 찾아와 담소했고 독일 브라질 등 주요국 정상들도 먼저 박 대통령에게 다가왔다.
이어 베트남을 찾은 박 대통령의 표정은 더욱 밝아졌다. 국빈 방문을 넘어선 특별대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이 호찌민 집무실을 직접 안내한 것도, 주석 초청 만찬에 동행한 우리 기업인을 전원 초청한 것도 매우 이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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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베트남 방문에서 박 대통령은 월남전 참전 당시 적의 수장이었던 호찌민 전 국가주석에게 예의를 다했다.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베트남 방문 때 월남전 참전에 대해 사과했을 때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손상시킨 것”이라고 반박했던 자신의 태도를 뒤집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을 정도였다. ‘윈윈하는 세일즈 외교’를 성공시키기 위해 베트남인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그만큼 컸다.
호찌민 묘소에 목례하며 박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통 큰 마음을 그대로 담아와 귀국 후 첫 행보로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을 제안하면 어떨까. 회담 성과도 중요하지만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악수를 하는 것만으로도 국민의 마음은 평안해진다. 9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취임 후 최고치인 67%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21%에 그쳤다. 강자인 대통령이 손을 내밀 때가 됐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동정민 정치부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