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 시버거 박사
피터 시버거 박사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난 미국 샌퍼드버넘 의학연구소 피터 시버거 박사는 당생물학(glycobiology)의 성과물 상당수가 이미 상용화돼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평가받는 시버거 박사는 “1970년대 이후 분자생물학이 생물학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긴 했지만, 글리칸(Glycan) 같은 당물질이 단백질과 함께 세포를 구성하고 있는 만큼 효과적인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선 이 두 분야의 균형 잡힌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노화 방지용 화장품 개발에도 글리칸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세 가지의 글리칸 구조를 결합하면 피부세포 재생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글리칸 구조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화장품 성분으로 활용하는 것.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당생물학 연구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날 시버거 박사와 함께 만난 조진원 연세대 융합오믹스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갓난아기 정도”라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관련 학회를 열면 연구자들이 1000명 이상 참석해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우리나라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며 아쉬워했다.
전준범 동아사이언스 기자 bbe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