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직후보다 6조 많아… 경기부양 위한 조기 지출도 한몫신흥국 위기 겹쳐 하반기도 불투명일각선 “공약사업 순위조정 필요”
기획재정부는 30일 내놓은 ‘상반기 중앙정부 재정수지’ 자료에서 관리재정수지가 46조2000억 원 적자로 지난해 적자액보다 16조3000억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리재정수지는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중앙정부의 수입과 지출 현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2008년 이후 줄곧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적자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적자폭은 정부가 관리재정수지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치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 적자액(40조5000억 원)보다 6조 원가량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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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자가 늘어난 것은 경기 부양을 위해 하반기에 들어올 세수를 상반기에 미리 당겨썼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정부 지출 총 예정액 가운데 상반기에 쓴 돈의 비율을 보여주는 1∼6월 지출진도율은 57.9%였다. 이는 2008∼2012년 상반기 평균 지출진도율(56.3%)보다 1.6%포인트 높은 것이다.
지출 증가와 달리 상반기 수입진도율은 47.1%로 지난 5년간 평균(54.2%)보다 낮았다. 경기 위축으로 세수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10조1000억 원 적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하반기에는 세수가 늘고 지출이 줄어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올해 5월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전망한 23조40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재정 전문가들은 9월 이후 지방세인 취득세를 내리기로 하면서 정부가 지방재원을 보전해줘야 하는 데다 신흥국 위기로 중장기 경기 전망이 어두운 만큼 하반기나 내년 재정상황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새는 세금을 줄이고 공약사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