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최강전 제패 이민형 高大감독
이 씨의 2년 선배로 대학과 실업팀에서 함께 운동했던 김영기 전 한국농구연맹 총재는 “원래 혈압이 높았는데 고려대 감독을 하면서 건강이 더 나빠졌다”고 회고했다. 고려대 시절 이 씨에게 발탁돼 실력을 키운 김동광 삼성 감독은 “당시 고려대 농구가 어렵던 시절이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다”고 말했다.
2010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40년 만에 고려대 지휘봉을 잡은 이민형 감독은 22일 끝난 프로 아마추어 최강전에서 우승한 뒤 눈물을 쏟았다. “오랜 침체기를 겪은 고려대 농구가 프로들과 대등하게 싸워 정상에 오른 게 감격스럽습니다.” 멀리서 응원을 보냈을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도 컸다.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농구공을 잡은 이 감독은 용산중과 용산고 시절 동기 허재 KCC 감독과 함께 정상을 질주한 뒤 태극마크도 달았다. 지도자로도 성공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정작 그는 “고생한 선수들 덕분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겸손해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