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건축가 라위세나르스, 뫼비우스띠 건물 내년에 완공 예정프린터로 부분별 6m까지 출력… 레고 장난감 조립하듯 이어붙여“저개발국 저렴한 집짓기가 목표”
네덜란드 건축가 얀야프 라위세나르스 씨가 설계한 건물의 상상도. 이 건물은 가로세로 6m의 건축 재료를 뽑아 낼 수 있는 대형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지을 예정이다. 3D 프린터가 계단과 바닥, 천장 등 건축물의 각 부분을 뽑아 내면 장난감 부품을 조립하는 것처럼 이어 붙인다. 그리고 철근과 고강도 유리창을 바닥과 천장 사이에 설치해서 조립한 건물을 지탱한다. 3D 프린터로 뽑아 낸 건축 재료는 모래와 산화마그네슘 등을 이용한 것으로, 일반 콘크리트보다 더 단단하다. 얀야프 라위세나르스 제공
이 같은 상황에서 올 초 네덜란드 건축가 얀야프 라위세나르스는 3D 프린팅 기술로 350m² 규모의 건물을 짓겠다고 발표해 화제가 됐다. 그가 설계한 건물은 얇고 긴 띠를 꼬아서 양 끝을 이어 붙인 ‘뫼비우스의 띠’ 모양으로, 내년 완공을 목표로 브라질에 지어질 예정이다. 독특한 기하학적 구조를 가진 이 건물의 이름은 ‘풍경(Landscape)’. 시작과 끝, 안팎의 구분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작과 끝이 보이지 않는 땅과 하늘의 풍경을 건물에 적용했다는 의미다.
네덜란드 건축가 얀야프 라위세나르스 씨는 뫼비우스 띠처럼 복잡한 모양의 건물을 만들 때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건축 재료를 만들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최영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jxabbey@donga.com
광고 로드중
그가 사용하는 3D 프린터는 가로 세로 각각 6m, 두께 1cm의 자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모래와 산화마그네슘 등 재료를 섞어 만드는 이 자재는 대리석과 비슷한 모양과 성질을 띤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료에 대해 다양한 시험을 해본 결과, 일반 건축물에 쓰이는 포틀랜드 시멘트보다 더 단단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뫼비우스 건물은 3D 프린터로 건물의 각 부분을 출력한 뒤 마치 장난감 부품을 조립하는 것처럼 하나씩 이어 붙이고, 철근으로 만든 기둥과 고강도 유리창으로 건물의 바닥과 천장을 지탱하게 된다.
“종이를 꼬아서 뫼비우스 띠를 만들어 보면 알겠지만, 뫼비우스 띠 구조는 그 자체가 무게를 견디는 힘이 상당합니다. 여기에 철근과 고강도 유리를 이용해 건물의 안전성을 더하는 거죠.”
그가 3D 프린터로 건축을 시도하는 이유는 아프리카 저개발국에 저렴하게 집을 지어 주고 싶어서다. 현재 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로코 등과 협의 중이다.
지난달 27∼31일 네덜란드 엔스헤더에서 열린 ‘브리지 학회’에서도 3D 프린터를 이용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작품을 선보였다. 브리지 학회는 음악과 미술, 문학 등 다양한 분야와 수학의 접목을 시도하는 일종의 ‘융합 수학 학회’로, 매년 전 세계에서 수백 명의 전문가가 모여 자신이 만든 수학적 예술 작품이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는 3D 프린팅 기술이 주목받았는데, 참가자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3D 프린터로 직접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보는 자리가 마련돼 많은 사람의 호응을 받았다.
광고 로드중
암스테르담=최영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jxabb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