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역도대표선수가 태릉선수촌 내에서 대표팀 총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대한역도연맹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A선수가 자필로 작성해 7월 23일 연맹에 제출한 진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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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도대표팀 총감독 성추행 의혹 파문
A선수 “마사지 핑계로 특정부위 만졌다”
대한역도연맹의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
연맹 “시간 필요…사건처리 지체 아니다”
여자역도대표선수가 ‘대표팀 총감독으로부터 태릉선수촌 내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대한역도연맹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A선수가 7월 23일 자필로 작성한 진정서에는 성추행의 구체적 정황들이 담겨 있다. A선수는 31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5월 31일 오전훈련 도중 허리를 다쳤다. 트레이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B감독이 직접 마사지를 해주겠다고 나섰다. 커튼막이 있는 치료실로 갔다. 특정 신체 부위를 주무르고 만지는 과정에서, 여성으로서 수치심을 느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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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역도연맹은 지난 주말 제40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시도학생역도경기대회가 열린 강원도 양구에서 B감독과 A선수를 불러 진상파악에 나섰다. 31일 A선수는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연맹 관계자가) 이 사건을 묻으려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상조사에 참여한 연맹 임원은 “B감독과 A선수가 반대의 주장을 하는 부분이 있다. 정확히 파악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 사건 처리를 지체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A선수의 어머니는 이 사건에 대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쓰려져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선수는 전화통화에서 “두 달 동안 마음고생을 하다 어렵게 털어놓게 됐다. 이번 주 월요일(7월 29일)부터는 태릉선수촌 밖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머니와 내가 원하는 것은 하나다. B감독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대표팀에서 물러나라는 것이다. 만약 B감독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빨리 운동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밝혔다. 역도계에선 고교 3학년인 A선수를, 가능성이 큰 유망주로 평가해왔다.
스포츠동아는 B감독의 입장을 듣기 위해 31일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까지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 대한역도연맹과 대한체육회의 더딘 사태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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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역도연맹은 31일 류원기 회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연맹 김기동 실무부회장은 “양쪽의 주장을 정확히 가린 뒤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정확한 조치를 취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